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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단

[하이큐시리즈] 느와르 대격돌!

 

 

 


HAIKYUU!! SERIES

 

 

 

 

 열도 내에서 악명이 높기로 자자한 후루다테 그룹. 원조 1대부터 야쿠자의 혈통을 이어받아 현재 3대까지 그러한 명목을 건실히 지켜오는 중이었다. 이런 그룹의 3대 보스는 나리타 카즈히토라는 사람으로, 그는 역대 보스 중에서도 가장 덕망이 높아 조직 내에서도 공공연히 인정을 받는 자였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그가 카라스노 파 출신이라는 것이었다. 신생조직 카라스노 파에서 보스가 나오다니. 아무리 그의 인성이 탁월하다지만, 어차피 깡패 인성이라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 것을. 그룹 내 그런 여론으로 인해, 나리타는 보스가 된 이후로는 항상 다른 조직으로부터 왕좌 자리에 위협을 받고 있던 터였다.

 자 여기서 설명충 등판. 주요 조직 설명이 있겠다. 후루다테 그룹이 워낙 큰 그룹인지라 그 안에서도 특정 인물 몇 명을 중심으로 한 조직이 형성되어있는데. 그중 첫 번째로 3대 보스인 나리타가 속해있는 카라스노 파는 원래 쩌리 조직이었으나 나리타가 보스로 낙점되며 떠오른 라이징스타였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오이카와가 간판으로 나서 있는 세이죠 파. 사실 실질적인 리더는 2짱인 이와이즈미라고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물론 오이카와 본인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 견해이다.

 마지막으로는 쿠로오가 리더로 있는 네코마 파. 2대 보스 때만 해도 그 후까시를 등에 업고 마음껏 활개 치고 다녔으나 어째 요즘은 그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 굴지 어둠의 조직과 물밑 작업을 하고 다닌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걸 보니 슬슬 재기하려는 모양인 듯 보인다.

 소개는 그럼 여기까지. 물론 이 세 조직 말고도 많은 조직들이 후루다테 그룹에 존재하지만 일일이 소개하기엔 너무 귀찮으므로 이 정도만 하도록 하겠다.

 뭐 항상 일도 많고 탈도 많은 후루다테 그룹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골머리가 썩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바로 카라스노 파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나리타의 직속 따까리인 스가와라는 금방이라도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아닐 리 만무할 리가.


 "어떻게 해서든 보스 자리를 못 박아둘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다이치?"
 "있을 거야. 우리 다 같이 천천히 생각해보자."
 "응 시발 두 달 전부터 생각하고 있는데도 이 모양이니까 그렇잖아."
 "……."


 항상 이 시간만 되면 다이치가 짜게 식은 모양으로 스가와라의 방에서 꺼져버리는 마법이 벌어지곤 했다. 그러나 그러든 말든, 스가와라는 책상 앞에서 머리를 싸매곤 나머지 조직들을 다 좆되게 만들만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려 골머리를 썩였다.

 옆집 네코마네에선 어제 러시아 가서 볼쇼이 발레단도 구경하고 왔다던데, 이 시발 보스라는 새끼는 대체 무엇을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썅. 보스가 어느 날부터 방에 처박혀 나오지 않은 지 어언 삼 일째. 스가와라는 날이 갈수록 더 히스테릭해져 갔다.


 "형님 큰일 났습니다!"
 "뭔데."
 "아니 그게,"


 아닌 밤중에 손님이라니. 스가와라가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어젖히자, 달려온 듯 숨 가빠 보이는 야마구치가 잔뜩 굳은 얼굴로 이어 말했다.


 "글쎄 나리타 보스가,"
 "보스가?"
 "불교로 귀의한다고."
 "뭐??"
 "머리도 빡빡 밀었슴다!"
 "그 새낀 원래 빡빡이야!"
 "아."


 아. 는 무슨!

 스가와라가 멍청히 서 있는 야마구치의 뒤통수를 후려갈긴 뒤 서둘러 보스의 방으로 향했다. 불교에 귀의한다니. 미친놈이 이미지메이킹 해주느라 누구 좆 빠진 건 생각 못 하고 갑자기 미쳐 돌아선 지랄이야 지랄이! 걸음을 옮기는 스가와라의 표정이 살기로 물들었다.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탁.

 나리타의 방에 가까워질수록 불길한 목탁소리가 스가와라의 귀를 의심케 했다. 시발. 아버지보고 있다면 내게 정답을 알려줘. 환청이길 바라며, 스가와라가 그의 방문 고리를 돌렸다.


 "야 오이카와!"
 "윾갺!"
 "뭐냐 그 의성어는."


 같은 시간, 이와이즈미(실질적 보스)가 오이카와의 집을 방문했다. 물론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으니 초인종 따위는 누르지 않았다. 이와이즈미는 종종 이런 면에서 무심하곤 했다.


 "오이카와씨 지금 자위 중인 거 안 보여?"
 "아 그러냐 미안."
 "하. 정말."
 "얼른 빼던 거 빼."
 "나가라고!"


 신나게 해피타임을 즐기던 오이카와의 일상 중에 이와이즈미가 침투함으로써 그만 현자타임이 되어버렸다. 오이카와는 그 상황이 너무 어이가 없었던 관계로 그의 물건은 금방 짜식어버렸다. 아. 이럴 때는 정말 죽고 싶다니까. 경건한 기분을 느끼며 오이카와는 내렸던 브리프를 다시 올려 입었다.

 그러나 오이카와야 그런 기분을 느끼든지 말든지 오는 동안 배고팠던 이와이즈미는 식빵에 누텔라를 잔뜩 발라먹으며 칼로리를 충실히 보충했다. 짐승 같은 놈. 이라고 오이카와는 생각했다.


 "넌 남이 자위하는 걸 보고도 빵이 넘어가?"
 "식빵에 네 정액 바른 것도 아닌데 뭐."
 "이 씨발 더럽게!"
 "지 정액이면서."
 "시발!"


 오이카와는 참을 수 없는 구역질에 그만 식탁을 뒤엎어 버렸다. 그러나저러나 이와이즈미는 그런 것들을 구경하며 계속해서 빵을 처먹었다.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이 뭐였었는지 떠올리려 노력하며.

 뭐였더라. 아 뭐 때문에 이 새끼 집에 왔었지.

 오이카와는 계속해서 구역질하며 지랄해댔고, 이와이즈미는 혼자만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아아. 난리 트위스트가 한바탕 벌어졌다.


 "대빵!"
 "오 이누오카."
 "언제 입국하신 거예요!"
 "몰라. 이코노미로 왔더니 죽겠다."
 "헐! 왜요?"
 "러시아 쪽에서 착오가 있었나 보지 뭐. 아 진짜 드러워서 불곰들이랑 일 못 하겠다."
 "헐! 그래도 좀만 참으세요!"


 사무실 안마의자에 드러누워 있는 쿠로오 근처를 방방 대며 이누오카가 잔뜩 할 말이 많은 듯한 표정을 했다. 저에게 지금 엄청난 소문이 있어요! 소문이 있다구요! 주인님이 엄청 좋아하실 거예요! 하고 말하는 듯이.

 그를 눈치챈 쿠로오가 얼른 눈빛으로 채근하자, 이누오카의 입이 즐겁다는 듯이 활짝 피었다.


 "보스가 스님이 되셨어요!"
 "응?"
 "종교인으로 전향하셨다구요!"


 쿠로오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이해한 뒤로는 그의 사무실에서 저녁까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보스. 나리타 보스."
 "나무 관세음보살."
 "이 씨발, 보스 어디 대가리에 총 맞으셨어요?"


 그 반면에 온 식구가 다 모인 카라스노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어떻게 올라온 자리인데 불자가 되겠다니. 갑자기 그렇게 말아먹어 버리는 게 어디 있냐고. 하룻밤 사이에 그리되어버린 보스를 바라보며 몇몇 말단들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 무엇보다도 가장 환장할 사람은 스가와라였지만 말이다.

 나리타는 두 눈을 감고, 계속해서 목탁을 두드려댔다. 반야심경을 읊으며. 신앙심도 졸라 깊은 새끼. 땅에다가 침을 퉤 하고 뱉은 스가와라가 엄청난 운동신경으로 그 목탁을 뺏어다 간 나리타의 민두를 세게 내리쳤다.

 그러자, 타-악. 하고 맑고 좋은 소리가 보스의 방 전체에 울려 퍼졌다.


 "아름답네요."


 하고 눈물지은 말단 히나타는 그 뒤로 얼마간은 스가와라에게 목탁세례를 받아야 했다.

 

 

 

 

후편으로 이어집니다.